- 트위터의 뻐러럿 (@bbuter_) 님의 존잘그림과 썰을 스틸하였읍니다.
- 톨비쉬가 죽은 후의 이야기.
- 호모주의.
1.
톨비쉬의 장례는 화장으로 치뤄졌다. 기사단의 장례가 늘 그렇듯이. 거세게 타오른 불길이 집어삼킨 자리에는 더 이상 흰 피부도, 푸른 눈도, 햇살 같은 머리카락도, 반짝이는 웃음도 남아 있지 않았다. 바람결에 뿌려져 흔적조차 남지 않을 그의 잔해가 남았을 따름이었다.
2.
카즈윈은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것처럼 임무에 복귀했다. 최고의 기사를 잃은 기사단은 전반적으로 좀 사기가 떨어져 있었다. 그럼에도 기사단이 해야 할 임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고, 그들은 여전히 선지자며 사도며 그 밖의 많은 것들을 상대해야 했다.
".........."
머리에 뒤집어 쓰고 있던 후드를 내리며 카즈윈은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를 비롯한 헤루인 조는 최근 잠잠한 선지자들의 흔적을 쫓아 정찰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말이 정찰이지, 단서가 전혀 없는 상황인지라 탐문 수색이나 마찬가지다. 수상한 소문은 없는지, 무언가 목격한 사람은 없는지. 사람이 모이는 곳엔 소문이 함께 모이기 마련이다. 카즈윈은 에린에서도 가장 붐비는 곳인 던바튼에 와 있었다.
물건을 펴 놓고 장사를 하는 사람들. 저마다 옹기종기 모여 떠들고 장난을 치는 사람들. 한켠에서 대련을 하는 사람들까지 온갖 소리가 뒤섞인 광장은 어느 하나에 집중하기 힘들 정도로 부산스러웠다. 오늘은 이 정도면 되었나. 더 이상 새로운 이야기를 들을 것이 없을 것 같다는 판단에 카즈윈은 이쯤에서 다른 조원들과 합류하기로 했다. 다시 후드를 뒤집어쓰고 몸을 돌리려는 찰나.
"....?!"
자신을 스쳐 지나간 사람을 곁눈질로 본 카즈윈의 얼굴이 굳어졌다. 잠시 얼은 듯이 못박혀 있다, 휙 몸을 돌려 등 뒤를 바라본다. 곱슬거리는 금발. 그 아래 살짝 드러난 흰 목덜미. 카즈윈은 더 이상 생각할 여유도 없이 성난 듯 한 발걸음을 내딛었다. 팔을 뻗어, 붙잡는다. 따져묻기라도 하는 듯이 강하게, 잡아돌린다.
"어...?"
"톨비쉬...!"
당황한 목소리와 애타는 부르짖음이 동시에 터져나왔다. 놀라 동그랗게 뜬 푸른 눈이 자신을 바라보는 것 마저 제 기억 속의 톨비쉬와 똑같아, 카즈윈은 입술을 악물었다.
"저...? 괜찮으세요...? 음, 저희 아는 사이던가요?"
"........."
"어... 으앗,"
여전히 자신의 손에 팔을 잡힌 채 묻는 목소리가 눈물나도록 상냥하다. 어째서 이런 것 마저. 머릿속으로는 그가 톨비쉬가 아님을 알고 있으면서도, 카즈윈은 팔을 끌어당겨 남자를 품에 안았다. 톨비쉬. 톨비쉬. 꿈에서도 몇 번이나 보았던 얼굴이 눈 앞에 있다. 어떻게 안지 안을 수가 있단 말인가. 한 번만 더, 한 번만 더 그 얼굴을 볼 수 있기를, 그 푸른 눈이 자신을 바라보는 것을 한 번만 더 볼 수 있기를 바랐던 시간이 우수수 쏟아졌다.
"저기...? 무슨 일 있으신가요?"
"카즈윈..."
"네?"
"불러 줘. 카즈윈이라고.... 한 번만..."
다짜고짜 자신을 끌어안은 남자의 애달픈 목소리에, 밀레시안의 표정이 조금 미묘해졌다. 듣는 이의 마음마저 아릴 것 같이 서글픈 목소리였다. 그 감정에 동화되기라도 한 듯이, 밀레시안은 손을 들어 남자의 등을 천천히 쓰다듬었다.
"네. 카즈윈... 괜찮아요?"
달래듯 등을 쓸며 속삭이자, 저를 안은 팔에 꽈악 힘이 들어간다. 숨소리가 깊게 떨리는 것이, 울고 있는 듯도 싶다. 자신을 뭐라고 불렀더라? 누구를 잃었길래 이 사람은 이렇게도 슬퍼하고 있는 것인지. 맞닿은 몸으로부터 감정이 오롯이 전해지는 것 같아 덩달아 기분이 참담해졌다. 괜찮은걸까, 이 사람은.
카즈윈이 마음을 가라앉히고 밀레시안을 놓아주는 데는 약간 시간이 필요했다. 겨우 숨을 고르고 남자를 놓아준 카즈윈은 가라앉은 목소리로 미안하다, 하고 짧게 사과했다. 고개를 숙인 채 그대로 몸을 돌리려는 카즈윈의 팔을, 이번에는 밀레시안이 붙잡았다.
"음, 괜찮으시면 잠깐 이야기라도 하실래요...?"
걱정스러운 푸른 눈이 벌겋게 붉어진 카즈윈의 눈을 바라보았다.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가 신경이 쓰여, 그를 그대로 보낼 수가 없었던 탓이다.
...그 때, 그를 붙잡지 말았어야 했는데.
ㅡ
넘 썰이 좋고 두근거려서 삘이 올 때 쓰자 싶어 적은 짧은 낙서.
늘 신세가 많아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 카톨 파세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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